[Ads Say] 테레비 FUJITV ADVERTISING
2016.07.13 12:00 대홍 커뮤니케이션즈, 조회수:5119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나의 유일한 취미는 'TV 시청'이었다.
교육상 만화를 보는 건 절대 안 되지만 본인이 보는 드라마는 같이 봐도 무방하다는,
꽤나 독특한 교육관을 가지신 부모님 덕에 드라마는 심심할 때마다 재미를 주는 친구이자
계모는 나쁘고,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구박하며, 가난뱅이 남자는 야망을 위해 여친을 버리고,
하룻밤의 관계는 항상 원치 않는 아이로 연결된다는
통속적인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 덕분에 나는 다른 아이들이 <개구리 왕눈이>나 <모래요정 바람돌이>를 보며 웃고 울 때,
<사랑과 야망> 차화연의 악녀 연기에 치를 떨었고,
<별은 내 가슴에>의 안재욱의 모습에 마치 내가 최진실이 된 양 가슴 설레 했으며,
<사랑이 뭐길래>에서 대발이 아빠 이순재와 엄마 김혜자의 연기를 보며 배꼽을 잡았다.
그리고 언젠가 나도 TV 속머진 스타들과 함께 삐까번쩍 빛나는 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고
지금, 어쨌거나 저쨌거나 스타들과 함께 광고를 만들고 살고 있으니 꿈을 이룬 셈이다.


"광고 만들어요"라고 말하면
대부분 사람들의 한결같은 반응은 "참 재밌겠다. 연예인도 만날 보고~"이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건 어떤 회사에서 일하는 것보다 재미있다.
아이디어를 내고, 그것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재미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일이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더 눈물겹게 흥미진진한 건지도 모르겠다.


스타와의 작업은 더욱 많은 不예측의 지뢰밭인 경우가 많다.
껌 광고에서 껌을 못 씹겠다거나 제품을 아예 들지조차 않겠다고 할 때,
광고주가 꼭 했으면 하는 ‘Key’ 카피를 못하겠다고 넘어갈 때,
하루 종일 찍어도 모자랄 콘티를 4시간만 찍고 가겠다며 짐 쌀 때,
광고주가 찜한 의상이 마음에 안 든다고 들어가서 몇 시간째 나오지 않을 때,
정말 피가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 걸 느낀다.


이런 문제에 직면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으리’다.
다년간 숙달된 을의 자세로 ‘으리’를 다하는 것!
촬영에 차질을 주면 안 되니까 이쁘고 멋지게 나오지 않으면 안 되니까
이 한 편 온에어 해보겠다고 고생한 모든 이들에 민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자존심 같은 건 잠깐 신발 깔창 밑에 잘 깔아두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3단 콤보로 무장한 채 ‘의리’의 자세로 임하는 게 가장 현명한 대처법이다.


물론 감동적인 스타도 많다.
자기를 위해 추운 날 고생한다며 전 스태프에게 밥을 사준 중견 연예인,
그만해도 된다고 했는데도 더 잘해보겠다며
다음 스케줄을 취소하면서까지 녹음해준 여자 연예인,
감독의 무리한 요구에도 몸 사리지 않고 웃으며 최선을 다해준 스포츠 스타,
남들은 잘해주지도 않으려고 하는 인사말이나 인터뷰를 다 외워서 해준 남자 배우,
그런 스타들과 함께 일하고 나면 정말 고맙고
이런 모습이 진짜 스타고 프로이지 싶은 생각이 든다.


뭔가 섭섭하고, 심심하고, 엉성한 광고를 볼 때 예전 같으면
“저것도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면서 욕을 해댔겠지만
요즘은 왜 저렇게 나왔을지 알 것 같아 씁쓸한 동병상련을 느낄 때가 많다.
다 잘 만들고 싶었을 텐데 잘 만들기 힘들었던 상황이
저 짧은 15초 속에 알알이 들어 있는 게 보여서 짠해진다.
별의별 스타를 만나고 별의별 광고주의 요구 사항을 접하며 오늘도 생각한다.
‘꿈은 꿈일 때 아름다운 거야.’ 오늘도 열심히 산 만큼 너덜너덜해진 속을
‘테레비’나 보면서 한바탕 “낄낄낄”로 날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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