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nd Marketing] 삭막한 세상 속 웃음을 만드는 자 빙그레 메이커를 위하여
광고계동향 기사입력 2020.10.28 12:00 조회 1953
Brand Marketing
글 남우리 스튜디오좋 대표/CD
 
삭막한 세상 속 웃음을 만드는 자  

 
사교계 데뷔 3 개월 차 빙그레우스의 고민
 
빙그레우스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빙그레 기업 SNS는 최초부터 철저하게 ‘인스타 그램’에 최적화된 스토리로 구성했습니다. 사진 1∼2장과 두 세줄 정도의 멘션으로 통할 수 있는 강하고, 심플한 클리셰를 활용한 구성이죠. 덕분에 ‘세계관’이라는 위대한 단어는 가져가면서도 실상 해당 단어가 일반적으로 요구하는 스토리적 디테일, 그로 인한 공감 등 감동 요소로부터는 도피가 가능했습니다. 대행사 입장에선 사실, 월별 예산에 맞춤 구성이 가능한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3개월이 지나자, 흥행과 워라벨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해주던 그 구성은 오 히려 저희의 발목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쌓여가는 컨텐츠에 의해 빙그레우스와 저희의 뇌는 의지와 상관없이 입체적으로 변하고 있는데, 우리의 그릇은 여전히 평면적인 ‘인스타그램’이었던 것입니다.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도 ‘쉽지 않아서’, ‘너무 길어서’ 스스로 킬하는 상황이 쌓여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때, 빙그레 기업 PR 캠페인에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왔습니다.
 
빙그레우스 애니메이션이 아니다. 빙그레 기업 PR 캠페인이다
 
애초에 숙제는 빙그레만의 가치를 보여주는 ‘빙그레 기업 PR’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최초의 제안서는 현재 온에어된 것과는 방향이 많이 달랐습니다. 빙그레우스를 까메오 정도로 쓴 기업 PR 캠페인의 정석에 가까웠죠. 빙그레우스를 활용하면서도 본질에서는 밀어내고자 한 의지가 최종 제안서를 그렇게 만들었던 듯합니다. 그런데 광고주 측에서 준 피드백은, 저희 최초의 아이디어가 가진 약점을 완벽히 파악한, 기획서를 순살 만드는 그러한 피드백이었습니다. 마치 저희를 존중하시느라 뒤 엎기보단 수정 방향을 최대한 고민하신 것 같았죠. 선택해야 했습니다. 어쨌든 컨펌 되긴 했으니 기존 아이디어를 다시 잘 수리해서 go 할 것인가, 아니면... 확 뒤엎을 것인가.
 
어쩌면 제가 선입견에 사로잡혀 ‘흥행의 열쇠’를 스스로 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빙그레우스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것만으로도 흥행은 어느 정도 보장 되는 것이니까요. 인스타그램에선 보여주지 못하던 깊이 있는 세계관을 보여줄 기회도 얻게 되고요.
 
광고주 측과의 논의 끝에, 아이디어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내부적 논의 문제 및 스케줄 이슈도 있었을 텐데, 아이디어 변경을 받아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캠페인의 흥행 보증 단어 ‘빙그레우스 애니’라는 것을 누를 수 있는 더 높은 차원의 빙그레만의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이 캠페인 흥망의 열쇠였습니다. 광고주 측에서 가장 강하게 요청 주신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철저하게 빙그레 세계관의 인물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캠페인 ‘모델’로서 바라보고 접근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빅모델, 빙그레우스는 이런 사람입니다
 
빅모델이 결정된 캠페인의 경우, 모델에 대한 분석이 우선입니다. 빙그레우스는 가볍고, 쉽고, 재밌는 사람(?)입니다. 농담도 시시때때로 툭 던지죠. 적통 후계자임에도 불구하고 여느 웹툰 속 왕자들처럼 위엄이나 떠는 존재는 아닙니다. 이렇게 세팅한 이유는 빙그레우스라는 존재 자체가 사람들을 ‘빙그레’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 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빙그레우스의 삶에 마냥 긍정적 효과를 주진 않습니다. 성격 탓에 투게더리고리 등의 캐릭터들은 은근 빙그레우스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 중 하나가 ‘시크해지는 것’이라는 것에 동의하는 분 꽤나 있을 겁니다. 내가 시크라는 단어로 방어막을 하나 쌓으면, 무례함과 가벼움을 피하기 쉬워지니까요. 하지만 그걸 스스로 포기하는 많은 부류들이 있습니다. 소개팅에서 스스로 망가져 분위기를 띄우는 사람들 (결국 짝은 못 만난다는 것이 진리) 회의 시간에 무거운 분위기를 깨기 위해 농담하는 사람들 (진짜 웃기지 않으면 욕먹는 것이 진리). “자기가 재밌는 줄 알아. ×나 별론데.”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그들이 이 행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사실 너무 작고 귀엽습니다. 그냥 그 자리가 어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이유죠.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이 멸종한다고 상상해 보았습니다. 세상은 생각보다 엄청 삭막해질 겁니다. 다들 자신의 체면치레만 하려 하겠죠.

우린 빙그레우스가 이들을 대표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숭고한 의도를 표현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동시에 지속적으로 세상에 웃음을 주도록 용기를 줄 수 있다고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빙그레가 세상에 ‘빙그레=웃음’ 를 전파하려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제대로 정리해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간 빙그레가 수년간 쌓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