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소비자학] 이제 ‘1인 가구’ 대신 ‘1인 시스템’
CHEIL WORLDWIDE 기사입력 2018.09.06 12:00 조회 3773
최근 식품, 가전, 가구, 유통 할 것 없이 1인 가구 맞춤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다. 편의성과 효율성을 본질로 하는 1인 가구 마케팅은 1인 가구뿐 아니라 다인 가구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다인 가구도 1인 가구와 같은 라이프스타일로 변화하고 있는 현상을 들여다본다.  
 
바쁜 현대인들의 니즈와 통하다 
 
우리는 ‘대가족’은 물론 ‘핵가족’이란 말조차 낯설어진 시대에 살고 있다. 가족 형태는 사회 변화와 맞물려 변모해 왔는데, 최근에는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가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통계청이 2017년 발표한 ‘2015~2045 장래가구추계 시도편’에 의하면 1인 가구는 2015년 27.2%로 4가구 중 1가구 이상의 분포를 보였으나, 2035년에는 34.3%로 증가해 3가구 중 1가구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 증가는 단순히 가족 형태의 변화뿐 아니라 새로운 소비 트렌드의 중심으로 각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3월 과일 브랜드 돌(DOLE)은 생과일 과육을 과즙 주스에 담아 과일과 주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디저트 ‘후룻컵’이 누적 판매량 300만 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2017년 6월 출시된 이 제품은 2030세대나 1인 가구가 자주 애용하는 편의점을 중요 판매 채널로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편의점을 중요 판매 채널로 활용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후룻컵. ? dole.co.kr 
 
그런데 과연 후룻컵은 1인 가구에게만 긍정적 평가를 얻었을까? 이 제품은 ‘과일, 언제까지 까먹을래?’라는 광고 캠페인과 쉽고 빠르게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는데, 바쁜 일상 속에서 과일을 제때 챙겨 먹기 어려운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궤뚫었다.  
 
1인 가구? 1인 체제!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솔로 이코노미가 1인 가구만을 위한 산업은 아니다. 1인 가구는 혼자 살기 때문에 요리하기가 더 간편해야 하고, 집안일도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에 도움을 받아야 하니 편리한 것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이러한 특성은 2~4인 가구도 가지고 있다. 현대인들을 보면 다인 가구인데도 불구하고 혼자 밥을 먹거나, 혼자 여행을 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게 혼자서 삶을 즐기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는 솔로 이코노미 산업은 이미 현대인의 삶 곳곳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의 이러한 특성을 ‘개인화된 형태의 사회성’이라 칭한다. 이러한 사회 현상이 생겨난 이유는 현대인들은 막연한 친목 대신 관심사 위주의 인간 관계를 지향하고 있으며, 지금 당장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1인 체제에 살고 있다는 것은 꼭 1인 가구로 살겠다는 것보다 일상을 나홀로 보내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1인 가구가 아닌 다른 가구 구성원과 함께 살고 있는 다인 가구들도 개인화된 사회성 때문에 1인 체제에 살고 있으며, 1인 가구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인 가구로 확대되는 솔로 이코노미  
 
CJ제일제당이 소비자 빅데이터로 들여다본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식 대체 식품) 트렌드를 살펴보면 특히 놀라운 점은 전체적인 측면에서 1~2인 소인 가구에 비해 다인 가구가 HMR 제품을 반복 구매하는 트래픽이 더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의 수요 또한 함께 늘어난 것이다. 
 
 
 
간편식 브랜드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HMR 플래그십 스토어 CJ올리브마켓. ? cj.net 
 
이처럼 요즘 다인 가구도 1인 가구와 유사한 라이프스타일을 보이고 있다. 다인 가구 소비자들도 편의점 도시락을 이용하고, 식재료 배달 서비스와 같은 편의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다. 요리하는 시간을 줄이고 그만큼 다른 활동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신선 식품 정기 배송 시장도 계속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1인 가구 등 소인 가구 수요만 있더니, 갈수록 다인 가구까지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조리가 번거롭고 뒤처리도 힘든 전통 식단이 꺼려지고 있는 반면에 주문만으로 간편 음식부터 고급 음식까지, 소용량부터 대용량까지 가능한 합리적 식문화를 지향하는 신선 식품 정기 배송이 가정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잇츠온’이나 동원홈푸드의 ‘더반찬’ 등 신선 간편식 정기 배송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제철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메뉴를 배송하는 동원홈푸드의 ‘더반찬’ 서비스. ? thebanchan.co.kr 
  
더욱 진화하게 될 1인 체제 타깃 마케팅 

이러한 1인 시스템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향후 마케팅은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할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결제부터 서빙까지 가능한 무인 카페, 키오스크로 주문하는 맥도날드 같은 무인 시스템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또한 ‘제3의 공간’으로 제안된 혼술하는 심야 술집, 코인 노래방, 명절 대피소가 된 책방처럼 행복한 감정을 얻는 곳들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나홀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기는 현대인들은 드론, VR 기기 등을 즐기는 체험 카페, 비어 요가, 공연장, 공방, 카페 등 창조적 체험 공간도 많이 찾아갈 것이다. 이른바 ‘호캉스’로 불리는, 호텔에서 편히 쉬는 스테이케이션도 지속적으로 확산될 것이며, 지금도 각광을 받고 있는 한 끼 식사나 후식을 고를 때에도 결정 장애를 겪는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메뉴를 추천해 주는 식품업계의 큐레이션 열풍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1인가구 ·  1인시스템 ·  1코노미 ·  9월호 ·  매거진 ·  솔로이코노미 ·  제일기획 ·  테마소비자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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